코로나 사태로 재난지원금 등이 지급되면서 4인 가족의 경우 4~5월 두 달간 정부에서 받는 현금성 지원 규모가 임금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라도 받을 수 있는 지원 금액만 합쳐도 한 달 동안 일해 벌 수 있는 돈보다 많았던 것이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7세 미만 아이 둘을 키우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이 가족이 4~5월 두 달간 받는 현금 지원은 260만~300만원에 이른다. 만 0세, 2세 아이와 부모로 이뤄진 4인 가구라면 두 달간 재난지원금, 아동 돌봄 쿠폰, 아동수당, 가정양육수당으로 28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8월 기준 임금 근로자 월평균 임금 264만3000원보다 많은 것이다. 일단 4인 가구라면 정부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총 14조3000억원을 투입해 모든 국민에게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또한 만 7세 미만 아이가 2명 있다면 아동 돌봄 쿠폰을 아이 한 명당 40만원씩 총 80만원 받았다. 183만명의 보호자(아동 수 기준 약 236만명)가 아동 돌봄 쿠폰을 받았다. 정부는 아동수당을 받는 아이 한 명당 40만원씩 아동 돌봄 쿠폰을 지급했는데, 여기에 총 1조539억원이 들었다.

아이 한 명당 매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두 달 동안 받으면 40만원이다. 또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가정양육수당을 받는다. 만 0~11개월은 20만원, 12~23개월은 15만원, 24~85개월은 10만원이다. 가정양육수당 지급 대상인 아이 두 명을 키운다면 아이 나이에 따라 두 달 동안 40만~80만원을 받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지원하는 재난지원금만 합쳐도 임금 근로자 월평균 임금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포천시에 사는 4인 가구라면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을 합쳐 287만1000원을 받는다. 정부에서 받는 재난지원금 87만1000원(지자체 지원금 12만9000원을 제외한 금액)에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40만원(1인당 10만원씩 4명), 포천시 재난기본소득 160만원(1인당 40만원씩 4명)을 합친 금액이다.

이 외에도 소득 수준이나 고용 형태에 따른 현금성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1조242억원을 투입해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기초생활수급자와 법정 차상위 수급자 169만 가구에 4인 가구 기준 108만~140만원의 소비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특수 고용 근로자와 프리랜서, 무급휴직자, 영세 자영업자 93만명에게 1인당 150만원의 긴급 고용 안정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채를 찍어가며 이렇게 지원을 하면 나중에 취약 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할 때 재원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