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8일 "대만의 TSMC가 화웨이로부터 신규 수주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5일(현지 시각) 화웨이를 겨냥해 "미국이 개발한 반도체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제3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허가 없이 화웨이에 수출할 수 없다"고 발표한 지 불과 3일 만에, 제재 조치가 실현된다는 보도다. 이날 TSMC 주가는 전날보다 2.68% 하락했다. 반면 로이터는 "TSMC가 해당 보도에 대해 '시장 소문일 뿐'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中장관 “美 제재에 모든 조치 취하겠다” - 18일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장관·가운데)은 베이징의 국무원을 떠나며 기자들 앞에서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맞서 애플과 퀄컴에 대한 보복을 저울질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TSMC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TSMC가 수주를 중단하면 화웨이는 큰 타격을 입는다. TSMC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다. 그동안 화웨이 계열사인 하이실리콘에서 설계한 스마트폰용 AP(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만들어 화웨이에 납품해왔다. TSMC가 이를 만들지 않으면 화웨이는 제대로 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 대신할 업체는 찾기 어렵다. TSMC만큼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지만, 삼성전자도 미국 반도체 장비를 사용한다. 황철성 서울대 교수는 "TSMC가 칩을 공급하지 않으면 화웨이는 몰락할 것이고, 이는 반도체 시장의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미국의 제재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로 확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맞는다. 미국 반도체 장비 없이는 메모리 반도체도 못 만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각각 8조원, 5조원어치의 메모리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각각 3%, 18%다.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가 TSMC에 맡겼던 물량을 중국 파운드리 SMIC로 돌릴 것으로 본다. SMIC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낮은 편이지만, 대안이 없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SMIC에서 칩을 만들면 화웨이 제품 자체도 성능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수출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