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과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4일 합당에 합의했지만 시기와 방식을 놓고 이견(異見)을 보이면서 내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다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한국당이 빨리해주면 된다"며 "무조건 즉시 합당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통합당과 한국당은 '흡수 통합'이 아니라 '당 대 당 통합'을 하는 것"이라며 "당명, 당선인의 상임위 배분, 사무처 직원 배치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원 대표의 '당 대 당 통합' 거론에 통합당에선 즉각 반발이 나왔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빨리 하나로 합쳐서 보수 혁신 작업을 하라는 게 국민과 지지자들 여론인데 절차가 복잡해지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당 대 당 통합'을 하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한 통합당 의원은 "결국 향후 꾸려질 비대위에서 자기들 지분을 챙겨달라는 것 같은데 한심하다"고 했다. 양당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통합당은 전국위원회, 한국당은 최고위원회를 열어 내부 동의를 얻으면 합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원 대표는 "구성원 의견을 모으는 일이 필요하다"며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5월 30일 이전 합당 완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당은 당 대표 임기 연장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19일에서 26일로 연기했다. 한국당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선인 간담회 총의에 따라 이같이 의결했다고 했다. 현재 당헌상 원 대표 임기는 29일까지로 돼 있다. 한국당은 그러나 당 대표의 임기까지 통합당과의 합당이 완료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19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 임기 연장 안건을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합당 가능성이 있는 만큼 26일까지 논의 상황을 지켜보며 임기 연장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당 대표의 임기 연장 기간에 대해서는 '합당 시까지'로 하되, 그 연장 시한을 최대 3개월(8월 30일)을 넘지 않도록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조태용·신원식·윤주경 등 한국당 당선자 여덟 명과 여의도에서 오찬을 한 뒤 "최대한 빨리 통합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