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대표 원전기업 두산중공업이 지난 1분기 3000억원(별도 기준)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5억원 당기순손실에 비하면 적자 폭이 10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15일 "지난 1분기 9249억원 매출과 592억원 영업손실, 3012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473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올 1분기엔 적자 전환했다.

두산중공업 측은 "명예퇴직 비용 약 1400억원 등이 영업손실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만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약 650명이 회사를 떠났지만, 인력 구조 조정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2차 명예퇴직을 받고 있다. 또 2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인 기술직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휴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휴업 직원들에게는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할 계획이다.

영업적자보다 당기순손실이 대폭 늘어난 것은 "두산 밥캣 PRS(주가수익스와프) 영향"이라고 두산중공업은 밝혔다. 주가수익스와프는 정산 시점에 기초 자산인 주식 가치가 계약 당시보다 높으면 그 차액을 자금 조달 기업이 가져가고, 그 반대면 기업이 손실 금액을 투자자에게 보전하기로 약속한 파생상품이다.

두산중공업은 2018년 두산엔진을 매각하면서, 두산밥캣 지분 약 10.6%를 두고 증권사들과 PRS 계약을 맺었다. PRS 계약 당시 기준가는 3만5650원이었는데 밥캣 주가가 이보다 낮으면 두산중공업은 그 차익만큼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지난 3월 말 두산밥캣 주가는 1만7950원으로 기준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두산중공업 측은 "3월 말보다 현재 두산밥캣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기 때문에 2분기 파생평가순손익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