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서로 싸울까?

김왕근·조형일 지음 페이퍼로드|240쪽|1만6800원

한국 드라마엔 뺨 때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상대를 완력으로 제압하려는 게 아니다. 한국갈등조정연구소를 설립하고(조형일)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는(김왕근) 저자들에 따르면 이 행위는 누군가를 도덕적으로 규탄하는 한국인 특유의 표현 방식이다. 도덕과 윤리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의식은 감정의 충돌로 비화하며 ‘한국적’ 갈등 구조를 형성한다. 사적인 인간관계와 진영 논리가 그 구조를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좌우, 여야의 갈등으로도 모자라 같은 정당 안에서도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에 따라 편을 가르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상대가 두려워할 대안을 확보하라’는 원칙이 눈에 띈다. 임금 협상에 나서는 노조 집행부는 실제 파업할 생각이 아니더라도 파업 카드로 사 측을 압박할 수 있다. 조직 내 이견(異見)이 대외적으로 카드가 될 수도 있으니 다양한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곱씹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