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의 20대 학원 강사가 학생·학부모 11명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수퍼 전파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태원 주점을 방문했다가 정신요양병원에 입원했던 무증상자 20대 남성이 “아들이 이태원에 다녀왔다”는 어머니의 신고 전화로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4일 “인천의 한 정신요양병원에서 또다른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었는데 이를 막은 것은 어머니의 전화 신고 덕분”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박 시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동선을 숨긴 20대 학원 강사 사례를 설명하던 중 "이것보다 더 큰 위험에 인천이 처할 뻔했을 때가 있었다"며 A(21)씨 사례를 소개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이태원의 주점을 방문했던 A씨는 다음날인 5일 인천 서구의 한 정신요양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입원 당시 발열 체크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무증상자였다. 그러나 입원 3일 만인 8일 검체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A씨는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 보습 학원 강사 B(25)씨도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가 무증상자였던 A씨가 이태원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던 데에는 A씨 어머니의 신고가 있었다. 박 시장은 "서울 구로구에 살고 있는 A씨의 어머니가 '내가 알기로는 우리 아들이 이태원에 갔는데 한 번 조사해 주세요'라고 병원에 직접 전화를 했다"며 "이후 조사를 해보니 확진자였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후 이 병원 직원과 환자 총 238명을 전수조사했다.

박 시장은 "다행히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염이 되지 않았고, 현재도 해당 병원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3일 간격 검사를 하고 있다"며 "A씨 어머니의 신고가 없었더라면 며칠 후 바이러스가 증폭돼 (병원에 있던) 환자들이 감염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은 "A씨 사례는 우리에게 (동선이나 증상 등을)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실제 인천의 학원 강사는 초동 조사에서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밝혔고 동선도 거짓으로 보고해, 접촉자 파악에 혼선을 빚었다. 박 시장은 인터뷰에서 "역학 조사 과정에서 '계속 자택에만 머물렀다'고 진술했다"며 "역학조사관이 미심쩍어 위치 정보를 조회해 재조사를 했고 과외 사실을 밝혀냈다"고 했다. 인천시는 B씨를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방역 당국은 "B씨는 사법당국의 판단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