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후 9시부터 34분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며 코로나 사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시 주석은 방한(訪韓)과 관련, "금년 중 방한하는 데 대해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서 시 주석 방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한·중 정상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로, 지난 2월 20일 이후 83일 만에 이뤄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통화는 시 주석 요청으로 이뤄졌다"며 "두 정상은 자국 내 코로나 대응 상황을 각각 설명하면서 양국 간 방역 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한·중 당국이 양국 기업인들의 필수적인 활동 보장을 위한 '신속통로' 제도를 신설한 것은 협력의 모범 사례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시 주석은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문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효율적으로 통제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어 축하한다"며 "양국이 좋은 이웃으로 국제 방역협력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양국 간 코로나 공동 대응을 위한 방역 협력이 잘 진행돼왔다"고 했다. 시 주석은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소통·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시 주석 방한과 관련,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성사되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 방한은 애초 올 상반기 중으로 추진됐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반기 방한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통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로 발생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와 함께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 방역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시 주석은 지지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