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체육(代替肉) 제조 기업 비욘드미트는 지난 5일(현지 시각)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1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 주가도 올 들어 60% 가까이 올랐다.

코로나 사태로 육류 공급에 차질을 빚자 대체육을 만드는 푸드테크 기업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 앤드 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은 현재 121억달러(약 14조80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279억달러(약 34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로 육류 공급 차질

미국의 타이슨푸드와 스미스필드푸드, JBS 등 육류가공업체 20여 곳이 코로나 여파로 공장 문을 닫았다. 육류 공급망이 심각한 차질을 빚자 관련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는 매장 5500곳 가운데 5분의 1 정도가 소고기가 들어간 제품을 팔지 못하고 있다.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널드버거킹도 육류 공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미 전역 소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돼지고기는 15% 감소했다. 미 소매점의 신선육 가격은 8% 상승했다.

◇식물성 단백질로 진짜 고기처럼

대체육은 크게 동물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와 식물 성분을 사용한 고기로 나뉜다. 동물세포 배양 방식은 소나 돼지, 닭 등 동물의 근육 줄기세포를 배양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크기의 고기로 키운다. 향과 맛이 진짜 고기와 같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반면 식물 성분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다. 시간과 비용은 덜 든다. 하지만 '콩고기'라고 불린 초기 대체육은 맛과 향, 식감이 실제 고기와 다르다는 평이 많았다. 식물세포는 동물세포와 달리 단단해 푸석한 식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푸드테크 기업은 식물성 단백질로도 '진짜' 고기처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콩의 뿌리혹에서 식물성 헤모글로빈을 찾아냈다. 여기에 들어 있는 철분 성분의 '헴'은 산소와 결합해 붉은빛을 내는데, 동물의 핏속 성분과 비슷하다. 이 성분은 핏빛을 띠면서 고기 맛도 낸다. 비욘드미트도 코코넛오일을 이용해 육즙과 질감을 구현했다.

◇대체육 소비 급증

4월 셋째 주 식물성 육류 판매는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대체육 35종을 판매하는 토퍼키는 최근 12주 매출이 40% 늘었고, 특히 식물성 햄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631% 증가했다. 모닝스타도 3월 매출이 66% 늘었다. 식물성식품협회 회장 미셸 사이먼은 "협회 소속 175사가 코로나 이전보다 수요 증가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확장에 나서는 회사들도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지난 5일 "전국 식료품점 1700곳에 대체육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임파서블푸드가 진출한 매장은 올해 초 150곳뿐이었다. 앞서 회사는 지난 3월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욘드미트도 스타벅스를 통해 지난 3월과 4월 캐나다와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대체육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 동물 세포를 배양한 고기와 식물 성분을 사용한 고기로 나뉜다. 동물 세포 배양 방식은 시간·비용이 많이 들고, 식물 성분 고기는 맛과 향이 진짜 고기와 다르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에 핏물과 육즙을 재현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