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주도하는 샌드박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범했다.

샌드박스란 모래밭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혁신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불합리하게 가로막는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민간 주도 샌드박스가 생긴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열었다. 기업인들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 융합 샌드박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융합 샌드박스, 금융위원회의 금융 샌드박스 등 접수 채널에 더해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단순 접수만 받는 데에서 나아가 기업들의 신청서 작성, 법률·컨설팅 지원, 부처 협의 등을 원스톱으로 무료 지원한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 부처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도 일을 벌이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지만, 제도로 인해 시도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며 "샌드박스가 질적 도약을 이루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규제 이슈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공유 주방 업체 위쿡의 김기웅 대표는 "작년에 공유 주방이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뒤 연매출이 2배 뛰었다"며 "전통 산업인 식음료 산업에도 혁신의 물꼬가 터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