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 과정에서 의사·간호사·교사·군인 등이 진원이 된 클럽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벌어진 일이라 의료진·교사 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 사람과 대면(對面) 밀접 접촉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학생들에게 방역 원칙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12일 전라북도에 따르면, 김제시 백구보건지소 현역 공중보건의 A씨(33)가 지난 5일 서울 이태원 파운틴 클럽을 방문한 후 이날 오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6~19일 대구로 의료진 파견근무를 다녀온 뒤 지난 3일까지 2주 동안 자가 격리됐고, 격리 해제 직후 이태원 일대를 다녀온 것이다. A씨는 5일 이태원 주점, 클럽, 식당 등을 다녀왔고, 다음 날부터 확진 전날까지 환자 30여 명을 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교육청은 도내 원어민 교사·보조 교사 총 32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6명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 사이 이태원 클럽·주점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11일엔 광주·전남 지역 교직원 6명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 사이 이태원 클럽 등을 찾은 게 드러났다. 이 중 코로나 확진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확진 여부를 떠나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생활 방역 전환과 등교 개학을 준비하는 시기에 다수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모이는 클럽 등 유흥 시설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수술실 간호사가 이태원 주점을 다녀온 뒤 확진된 경기 성남시의료원 원장은 11일 "감염병 관련 엄중한 시기에 의료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용인시는 전날 "의료기관·약국 종사자가 대형 상가, 유흥 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손실보상이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2일 "의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잠재적 코로나 확진자로 판단하고 있다"며 입장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