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이 2030세대에 집중되면서 대면 강의를 시작한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대학 10곳 중 1곳은 11일부터 일부 강의에 한해 대면 강의로 전환했는데, 학생들이 감염 우려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대학 193곳 중 11일 기준 대면 강의를 시작한 대학은 23곳으로 11.9%에 달한다.

투명 칸막이 놓고 현악 수업 - 지난 7일 서울대 음악대학에서 교수와 학생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사이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한 상태로 비올라 현악 실기 강의를 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6일부터 실험·실습·실기를 포함하는 강의에 대해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거리 두기 방식으로 제한적 대면 수업을 허용했다.

고려대는 11일부터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대면 강의를 시작했다. 30명 이하 소규모 강의는 학생들이 동의할 경우 거리 두기 방식을 적용해 대면 강의만 하는 것도 허용키로 했다.

한국외대도 이날부터 과목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강생 30명 이하 강의에 한해 대면 수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연세대는 13일부터 제한적 대면 강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이미 지난 6일부터 실기·실험 과목에 한해 대면 강의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20대 등 젊은 층에 집중돼 있어 대학가에 코로나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온라인 게시판에는 '집단 감염이 먼 곳도 아니고 서울인데 대면 강의를 취소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에도 '이 상황에서 대면 수업에 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확진자 동선 보니 관악구 곳곳을 돌아다녔고 솔직히 클럽 간 사람들 중에 말하지 않고 학교에 오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아 불안하다' 등 대면 강의에서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보였다. 한국외대는 총학생회가 나서 '모든 수업의 비대면 수업 의무 시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대학은 예정된 대면 강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국민대는 10일 "5월 초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급반전하고 있다"며 "5월 11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모든 대면 수업을 잠정 연기, 취소한다"고 밝혔다. 인천대와 부천대, 한라대도 11일 예정이었던 대면 수업을 취소하고 전면 온라인 강의를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사립대학총장협의회 관계자는 "4월 말 기준 38개 대학이 11일부터 대면 강의를 시작하려 했지만,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9개 학교가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