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김도원 화백

◇“확진자 가운데 30% 무증상… 자기도 모르게 전파”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집단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10일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6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나흘 만에 77명이 감염됐습니다.

자료=질병관리본부(10일 오후 10시 기준)

지역별로는

수도권 73명 (서울 51명, 경기 16명, 인천 6명)
충북 2명
부산 1명
제주 1명

입니다(10일 오후 10시 기준).

서울의 경우 자치구 25곳 중 최소 16곳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7명이 11명에게 2차 전파를 일으키는 등 전파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전염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또 "확진자 가운데 30%가 무증상"으로 나타나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를 전파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에서 피부관리사로 일하는 30대 여성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고객 127명과 접촉했다고 합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2WKblaY)

◇“조기 확진 판정 어려워”

이번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 집단감염은 방역 당국 최대 무기인 ‘조기 확진·조기 격리’ 전술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기존 집단감염은 종교(신천지), 직장(서울 구로 콜센터) 등 공통 분모를 가진 데다 신도 명부 등을 이용해 신속한 추적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을 오간 사람은 클럽과 주점에서 유흥을 즐겼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습니다. IT업체 직원, 간호사, 피부관리사, 군인, 백화점 직원, 콜센터 직원 등 확진자 직업도 다양합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에 차려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태원 일대 클럽 5곳(킹, 퀸, 트렁크, 소호, HIM)의 출입 명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연휴 기간 동안 5517명이 방문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3535명은 확인했지만, 1982명(36%)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유흥시설 특성상 출입 명부에 이름과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이 커서 추적 조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3cmge0j)

◇“성소수자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검사 피해”

확진자가 발생한 킹클럽 일대는 언덕 지형인 데다 성(性) 소수자 등을 상대로 영업하는 클럽과 주점이 많아 '게이 힐(Gay Hill)' '게이 골목'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35PhPcQ)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29세 남성 확진자가 지난 2일 새벽 방문한 이태원 킹클럽. 이곳을 포함해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이 남성과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일부 방문자의 경우 ‘성소수자’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검사를 피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방역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떠안게 된다"고 했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35NW0dr)

◇클럽 폐쇄한 날, ‘헌팅 포차’는 붐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토요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고 했습니다.

10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재즈바에서 밴드 공연에 맞춰 손님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클럽 등 유흥주점에 대해 영업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이날도 강남 일대의 라운지바나 헌팅 포차 등은 만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밤 서초구의 한 '헌팅 포차' 입구에는 50m 가까운 대기 행렬이 펼쳐졌습니다. 이곳은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유명 재즈바, 라운지바도 손님이 넘쳐 났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 술집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2STxAtU)

◇“초·중·고교 등교 연기하라”

이같은 상황에서 13일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예정된 초·중·고교 등교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20대 집에 고등학생이 있거나, 고등학생이 신분을 속이고 클럽에 갔을 수 있는데 등교 결정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교실에 개학을 앞두고 책상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1열씩 배치돼있다.


교육부는 "고3 학사 일정 변경 여부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적어도 하루 이틀간 더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3fBmEuD)

한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잇따르는 코로나 관련 어린이 괴질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NYT는 최소 73명의 어린이가 괴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들은 가와사키병(4세 이하 영유아에 주로 발생하는 병으로 피부와 점막을 포함한 온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나 쇼크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2zq6eVq)

◇2030이 무서운 7080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 감염이 2030세대에 집중되고 있지만, 더 겁이 나는 건 7080세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2030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사망률이 낮은 편입니다. 반면 고령층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코로나 발병 이후 20대 누적 확진자는 2998명으로, 이중 사망자는 0명이었습니다. 30대의 경우 누적 확진자 1180명 중 2명이 사망했습니다. 반면 80대 이상 확진자 사망률은 25%, 70대는 11%로 집계 됐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bit.ly/3fLEGdQ)

◇오늘부터 재난지원금 신청

오늘(11일)부터 가구당 최대 100만원씩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료: 행정안전부

신한·삼성·KB국민·현대·NH농협·롯데·비씨·우리·하나 등 9개 카드사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시행 첫 주 혼란을 피하기 위해 15일까지는 자신의 공적 마스크 5부제 요일에 맞춰서 신청할 수 있고, 16일부터는 요일과 무관하게 가능합니다.

주민등록표상 세대주 본인이 신청해야 하며 세대주 본인 명의 카드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 자세한 신청 방법은 ▶bit.ly/3fFY8bY)

5월11일 모닝브리핑 이만 마칩니다. 모두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월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