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자는 8일 페이스북에서 이용수 할머니와 관련해 "1992년에 신고 전화를 했을 때에 제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고, 모기 소리만 한 목소리로 떨면서 '저는 피해자가 아니고, 제 친구가요…' 하던 그때의 그 상황을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거의 30여 년을 함께 걸어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1992년 정대협(정의기억연대의 전신)에서 만나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함께 활동해왔다. 그러나 성금 용처 등을 놓고 서로 다른 얘기를 하면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공방이 계속됐다. 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는 라디오에서 "이 할머니 주변에 있는 최모씨라는 분에 의해 (할머니) 기억이 조금 왜곡된 것 같다"고 했다. 우 공동대표가 언급한 최씨는 위안부 문제 관련 활동을 해온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가자평화인권당은 시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돼 비례당 연합에서 이탈했다. 시민당은 여기에 불만을 가진 최 대표가 이번 기자회견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이 할머니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담아 놓은 것을 털어놓았을 뿐"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할머니 회견 내용이 사실이라면 윤 당선자는 일제 치하에서 모진 고초를 겪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조차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용한 것"이라며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이 할머니가 윤 당선자의 출마를 응원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미래한국당 조태용 대변인도 "모든 회계가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 집행됐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위안부) 문제에 과도하게 이념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정작 문제 해결의 주체여야 할 위안부 할머니들이 시민단체에서 주도하는 운동의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느끼시는 모양"이라고 했다.

윤 당선자는 오는 15일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당의 합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민주당 소속이 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윤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