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경기 용인 확진자와 접촉한 13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하루 만에 급증하면서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진 것이다. 정부는 “생활방역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며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나흘 만에 발생한 지역감염…집단 전파 양상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들에 대해 "8일 발생한 확진자 중 13명 중 12명은 클럽에서 접촉했다. 나머지 한 명은 직장 동료"라며 "클럽 확진자 중 외국인 3명, 군인 1명이 포함됐다"라고 했다. 김 차관은 "추가적으로 확진환자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또다시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어 방역당국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련 상황 통제를 위해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선 지난 3일 0시부터 6일 0시까지 사흘간 지역 사회 감염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는 경기 용인의 A씨(29)가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일 밤 11시부터 2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 4곳, 주점 1곳을 다녔고, 이 과정에서 57명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럽 1곳에선 접촉자가 없었다. 57명 중 1명(31·경기 안양 거주)이 7일 확진됐다. 8일 A씨와 접촉한 1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타나면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A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모두 15명이 됐다.

이날 중대본은 "지난 2일 새벽 용산구 이태원 소재의 킹클럽을 0시부터 3시 30분까지, 트렁크클럽을 1시부터 1시 40분까지, 클럽퀸을 3시 30분부터 3시 50분까지 방문하였거나 이와 동선이 유사할 경우에는 절대로 외출하지 마시고 집에 머물며 증상을 관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당일 세 클럽에 방문한 사람 수가 각각 650명, 540명, 320명 이렇게 파악이 됐다"면서 "정확한 접촉자 수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또 "접촉자 중 다수의 외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영문으로 관련 내용을 문자로 공지하는 등 안내하고 있다"면서 "클럽 방문자에 대한 외출자제가 강제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동선이 겹치는 분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클럽들 행정 명령 부과 검토…추가 행정조치도 고려"
당국은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이태원 클럽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파악해 행정명령 부과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 차관은 "이번 사례는 몇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 지난 2일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었던 시기이고, 그 당시 유흥업소 등은 영업하더라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이 유효했던 시기"라며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수칙이 해당 업소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었는지를 지자체와 같이 점검하고, 필요하면 위반사례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긴급회의를 열고 유흥업소에 대한 행정조치 추가가 필요한지, 이태원 클럽들에 대해 행정명령을 부과할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생활방역은 위험 감수한 일상 복귀…거리두기 지켜달라"
방역당국은 이번 일로 생활 방역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 차관은 "4일 만에 수도권 지역에서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발생했고 실내의 다중밀집 이용시설을 방문한 사람 중 확진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다만 생활 속 거리두기 중에도 이런 산발적인 감염사례들이 계속 나타날 수 있고,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이 방역주체로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감염 규모를 최소화하고 확산 속도를 늦추는 노력을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대본 홍보관리반장도 "생활 속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은 1개 사건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이 5% 이하로 유지되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