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가 다시 날개를 편다. K리그1(1부리그)이 8일 오후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수원의 2020 시즌 개막전으로 문을 연다. K리그2(2부리그)는 9일 제주와 서울 이랜드 경기로 출발한다. 리그 일정은 종전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줄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장인 이근호(35·울산)는 "아직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진 않았지만, 이렇게 개막을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화면을 통해서라도 팬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수원 삼성의 염기훈(37)도 "축구 갈증을 풀어 드리기 위해 최고의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빅리거' 각축장 된 K리그

당분간 K리그는 '글로벌 리그'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대부분 축구리그가 중단된 상황에서 스포츠디지털(독일), 옵터스 스포츠(호주) 등을 통해 17국에 생중계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영어 해설과 자막을 곁들여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내보낸다. 외국 팬들에게 K리그는 낯설다. 하지만 귀에 익숙할 만한 빅리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출신들이 꽤 있다. 현재 224골 77도움으로 K리그 사상 첫 80(득점)-80(도움)에 3도움을 남겨놓은 전북 이동국(41)은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 등 2개 리그를 누볐다. 박주영(35·FC서울)은 리그앙, EPL, 라리가까지 유럽 3국 빅 리그를 경험했다.

이청용이 2009년 이후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은 작년 이청용이 독일 VfL 보훔에서 뛰는 모습.

올해는 이청용(32)이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울산에 합류했다. 그는 FC 서울에서 프로 데뷔해 EPL 볼턴에서 6년,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3년을 보냈다. K리그 복귀 전에는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서 뛰었다. 이들 외에도 김보경(전북·31), 윤석영(30·부산)이 EPL 경험을 했다. 특히 윤석영은 2013년 퀸스파크 레인저스에서 '레전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외국 선수 중엔 서울의 알렉산다르 페시치(28·세르비아)가 대표적인 '빅리거'다. 그는 리그앙 툴루즈와 세리에A 아탈란타에 몸담으며 유럽 5대 리그 중 둘을 거쳤다.

◇국가대표 출신 외국인도 많아

K리그 외국인 선수 70명 중 20명이 자국 성인 국가대표로 A매치에 뛰었다. 루스탐 아슐마토프(24·광주), 도스톤벡 투르스노프(25·부산), 이크롬존 알리바예프(26·서울), 잠시드 이스칸데로프(27·성남), 쿠르시드 기요소프(25·안양) 등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다. 테리 안토니스(27·수원)와 아담 타가트(27·수원), 제이슨 데이비드슨(29·울산), 브랜던 오닐(26·포항) 등 4명은 호주 출신. 지난 시즌 득점왕(20골)인 타가트는 작년에 19골을 넣은 울산 주니오(34), 2부 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광주를 1부로 끌어올린 펠리페(28·이상 브라질) 등과 올해 골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새내기 외인'은 12명. 성남은 토미슬라프 키슈(26·크로아티아)와 이고르 요바노비치(31·크로아티아), 이스칸데로프 등 외국인 3명이 모두 한국 무대가 처음이다. 광주의 새 공격수 마르코 우레냐(30·코스타리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에서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팀의 8강 진출에 이바지했던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