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연간 육지 얼음 두께 변화. 파란색은 증가, 붉은색은 감소를 의미한다.

극지의 바다뿐 아니라 육지에서도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의 벤 스미스 교수 연구진은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육지를 덮은 얼음층인 빙상(氷床)이 16년 사이 5조880억톤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정도 얼음은 미국의 미시간호를 채울 양이다. 연구진은 해안 지역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양이 내륙에 내리는 눈을 훨씬 초과해 이 기간 해수면을 14㎜나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 중인 극지 관측 위성 아이스샛(IceSat)이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했다. 아이스샛 1호는 2003~2009년, 아이스샛 2호는 2018~2019년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 변화를 관측했다. 위성에서 지표면으로 레이저를 쏘고 그 반사파가 돌아오는 시간을 이용해 얼음 두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그린란드는 얼음을 매년 평균 2000억톤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극에서 사라지는 얼음은 연간 1180억톤 규모였다. 얼음 10억톤은 올림픽 대회 기준 수영장을 40만개 채울 수 있는 물과 맞먹는다.

빙상의 변화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그린란드 내륙의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서는 눈이 내려 쌓이면서 빙상이 오히려 더 두꺼워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해안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에는 비교할 바가 못 됐다.

마찬가지로 남극에서도 동쪽 고지대에서는 빙상이 증가했지만 서쪽 해안의 빙상 감소는 막지 못했다. 남극에서는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바다에 떨어져 나온 빙하(氷河)뿐 아니라 빙상과 이어진 바다 위 얼음덩어리 빙붕(氷棚)까지 녹였다. 빙붕이 녹아 얇아지면 바다로 유입되는 얼음 흐름이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