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을 놓고 당국과 갈등을 빚던 러시아 의료진 3명이 잇달아 병원 창문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

4일(현지 시각) 미 CNN에 따르면 지난 1일 시베리아 지역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있는 한 병원의 수석 의사 옐레나 네폼냐샤야가 병원 창문에서 떨어진 뒤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5일 지역 보건 당국자들과 병원을 코로나 치료소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회의하던 중 5층 창문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방역 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전환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 비판을 통제하려는 당국과 마찰을 빚어 보복을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2일에는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보로네시의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 의사 알렉산드르 슐레포프가 병원 2층 창문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 그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해당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앞서 그는 입원 당일 "코로나 확진 판정 후에도 계속 근무하라는 강요를 당했다"는 온라인 폭로 동영상을 게시했다.

지난달 24일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스타시티의 우주 비행 훈련 센터 응급 의료 책임자 나탈리야 레베데바가 병원 창문에서 추락해 숨졌다. 러시아의 영자지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레베데바는 센터 내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자신도 코로나에 걸리자 책임 추궁에 시달렸다고 한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의사 3명 모두 코로나와 관련한 불만을 터뜨린 후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