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초기 환자들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이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동물→인간’으로 건너뛰는 바이러스 전파가 여러 번이 아니라 딱 한 번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15일에 한 번쯤 변이가 일어난다. 변이를 역추적해 전파 경로를 추정해보면 최초 환자는 작년 10월쯤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처음엔 일반 감기로 여겨져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우한의 초기 환자 41명 중 27명은 화난(華南)수산시장과 연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에서 약재·식용으로 팔리던 천산갑이란 동물이 중간숙주로 주로 거론된다. 하지만 코로나는 고양이, 호랑이도 감염시켰다. 다른 동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도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덮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 유출'을 거론하고 나섰다. 주목받는 곳은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이다. 위험한 병원균·바이러스를 취급하는 생물안전성 최고 4등급 실험실이다. 여기서 쥐와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기능 강화(gain of function)'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거꾸로 코로나 바이러스 발원지는 미국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했다. 어느 쪽도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중국이 '실험실 유출'은 몰라도 '바이러스 확산 은폐' 책임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중국 방역 당국은 1월 15일 내부적으로 우한폐렴 1급 경계를 발령하면서 지방정부들에 의심 환자 조사를 지시했다. 의료진에게 방역복 착용도 지시했다. 그러나 사람 대 사람 전염을 공식 인정한 것은 1월 20일이고 이때서야 시진핑이 "모든 대책 강구"를 공개 지시했다. 감염자가 3000명 나왔을 때다. 우한에선 1월 18일 대규모 음식 축제가 열렸고, 춘제 연휴를 앞두고 인구 거의 절반이 각지로 흩어졌다. 중국 정부가 1주일만 먼저 움직였어도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중국에 손가락질하는 것도 보기 불편하다. 트럼프는 2월 10일 “4월에는 바이러스가 없어질 것”이라고 엉뚱한 소리를 했다. 2월 27일엔 “어느 날 마법처럼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더니 3월 17일 “나는 오래전에 이미 팬데믹이 될 거라고 느꼈다”고 했다. 4월 23일엔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까지 나왔다. 그래서 ‘중국 실험실 책임론’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트럼프의 이상한 행태는 모두 선거 때문이다. 지금 2대 강국은 모두 믿을 수 없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