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까지 이란에선 코로나 바이러스로 6000명 이상 숨졌다. 그러나 이란 접경 이라크의 사망자는 97명에 불과하다. 카리브해 섬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은 333명이 숨졌는데, 같은 섬의 서쪽인 아이티에선 9명에 그쳤다. 말레이시아에선 엄격한 사회적 봉쇄 조치에도 105명이 숨졌지만, 같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속한 미얀마(6명)와 캄보디아(0명)는 이런 강제 조치 없이도 아직까지는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이라크·아이티·미얀마 등 사망자 숫자가 적은 나라들의 검사 건수가 적거나 사인(死因) 통계의 신뢰성 자체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나라들에서 아직 코로나 환자로 인한 의료시설 마비 현상이 관찰되지는 않고 있어 단순히 통계 마사지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왜 비슷한 조건에서도 나라마다 피해 정도가 다른지는 명쾌한 답이 없는 수수께끼"라고 보도했다.

노년층이 코로나에 특히 취약한데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549명)의 사망 피해는 인구 중 젊은 층 비율이 높은 브라질(7051명)과 페루(1286명)보다 크지 않다. 태국과 인도에선 인사할 때 합장(合掌)해 서로 접촉이 적기 때문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주로 악수하고 포옹하는 이라크와 같은 중동 국가 감염률이 낮은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NYT는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부 국가엔 본격적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추정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초기에 피해가 적다가 최근 확진자가 하루 1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다 비슷해지리라는 것이다. 하버드대 글로벌 헬스연구소 소장인 아시시 자 박사는 "코로나 확산은 아직 초기로, 야구로 치면 이제 2회"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