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안양에 사는 직장인 최모(38)씨는 '평촌 롯데백화점에 닌텐도 스위치 25대가 입고된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 5시에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하지만 백화점 정문 앞에는 벌써 3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그는 "며칠 동안 아들에게 줄 닌텐도 게임기를 사려고 매일 온 동네 백화점으로 새벽 출근을 했는데 결국은 못 살 것 같다"고 했다.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다음 날 판매분을 사기 위해 줄지어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닌텐도 게임기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 선물용으로 사려는 부모뿐 아니라 코로나로 집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젊은이까지 대거 몰리면서, 대형 마트에는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아침에 마트 문을 열면 수백명이 매장으로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은 휴대용 게임기인 '스위치'에 게임 '동물의 숲'이 더해진 패키지 상품으로, 정가는 36만원이다. 게임 '동물의 숲' 시리즈는 일본 닌텐도사가 2001년 출시했다. 주인공이 숲속 마을에서 집을 꾸미거나 낚시·농사 등 소일거리를 하는 내용이다. 닌텐도는 지난 3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는 새 버전을 출시했는데, 국내에서도 지난 4월 초부터 품귀 현상이 빚어진 바 있다. 여기에 어린이날 연휴가 겹치면서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반면 공급은 모자란다. 지난달 21일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닌텐도는 "부품 조달 일부의 공급 전망을 알 수 없어 얼마나 스위치를 생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부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닌텐도 스위치는 약 2000만대가 생산됐다.

어렵게 구한 닌텐도 게임기를 중고시장에 웃돈을 얹어 파는 사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정가 36만원인 동물의 숲 에디션을 50만원대에 판다는 글이 수백개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