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올해 한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외환 위기 이후 22년 만에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PPP 기준 1인당 GDP는 물가를 반영한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국가 간의 생활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일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실질 GDP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가 감소한 것은 석유파동 때인 1980년(-3.2%)과 외환 위기 때인 1998년(-5.8%) 단 두 번뿐이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실제 우리 국민의 삶이 팍팍해질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IMF는 미국(-6.4%), 일본(-4.8%), 독일(-7.0%), 프랑스(-7.4%) 등 주요국의 PPP 기준 1인당 GDP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 가운데서는 중국(0.9%)만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 금융사 알리안츠는 이날 '세계의 재개(Reopening the World)'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계 GDP 손실액은 9조달러(약 1경1000조원)로, 독일(3조9968억달러)과 일본(4조9709억달러)의 GDP(2018년 기준)를 합한 규모가 될 것으로 알리안츠는 전망했다.

알리안츠는 미국(-2.7%), 유로존(-9.3%), 일본(-5.7%) 등 주요국 대부분이 역(逆)성장하고, 중국(1.8%)과 인도(1.1%)만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