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 10분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1리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주민 550여명이 대피했다. 불은 초속 16.9의 강풍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었으며, 도원리와 학야리, 운봉리 일대로 확산하고 있다. 일대에 주둔 중인 22사단 장병 1200여명과 22사단 신병교육대 인원 890명도 경동대 체육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소방청 최고 대응 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 등은 산불 진화차 10대 등 장비 245대와 인력 16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강풍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이 난 고성군엔 이날 오후 3시부터 강풍주부의보가 발효됐고 현재는 강풍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소방청은 서울·인천·대전·경기·충북·충남 등 6개 시·도에 소방 동원령 2호를, 나머지 지역에는 1호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518명과 소방차 193대를 강원 지역에 급파하기로 했다. 이미 투입돼 진화 작업 중인 소방력을 합치면 고성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소방력은 모두 인력 608명에 소방차 226대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8시 30분을 기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오후 9시 30분에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가 2일 0시 30분부터는 대응 3단계로 화재 대응 단계를 격상했다. 통상 1단계는 국지적(局地的)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내려진다. 이에 따라 소방청장이나 지방 소방재난본부장의 현장 지휘에 따라 전국적 차원에서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동원될 전망이다.

또 이날 오후 9시 35분 토성면사무소엔 산불 현장 대책본부가 차려졌다. 산불 현장과 다소 떨어진 도원 3리의 주민 조모(43)씨는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불티가 바람을 타고 수십m를 날아다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며 “불이 번지는 방향에 군부대가 자리해 있는데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

1일 오후 8시 21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지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일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대피를 유도 중이다.

지난해 4월에도 일대에서 큰 산불이 났었다. 당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 전신주에서 불이 나 고성과 속초 일대 산림 1267㏊가 소실됐다. 이 때도 불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산불 발생 이틀 만에 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