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그동안 백악관에서 거의 매일 해왔던 코로나 대응 브리핑을 생략했다. 또 전날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백악관 브리핑을 22분 만에 끝냈다. 평소 기자들과의 문답으로 1~2시간씩 브리핑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코로나 치료를 위해 '살균제를 몸에 넣는 것은 어떠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역풍을 맞은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편파(주류) 언론이 적대적 질문만 하고 진실을 정확히 보도하길 거부한다면 백악관 기자회견을 할 목적이 무엇인가"라며 "그들(언론)은 기록적 시청률을 올리지만, 국민은 가짜 뉴스만 얻는다.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2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국토안보부 관계자가 바이러스가 햇볕에 약하고 살균제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자 "몸속에 주입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했다가, 전문가들과 언론으로부터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인체 주입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코로나 지원 법안을 서명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에 대해 다시 묻자 "당신 같은 가짜 뉴스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비꼬는 투로 말한 것"이라며 언론 탓을 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매일 브리핑룸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브리핑에 참석하더라도 짧은 시간 등장할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브리핑 참석 축소 논의는 계속 있었지만,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브리핑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도 분명히 인식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