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한반도 전문가인 앙투안 봉다즈〈사진〉 프랑스 전략연구재단(FRS) 연구위원은 21일(현지 시각) 본지 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랑스 의료진을 평양으로 부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북한 의료진의 도움만으로 버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일가는 김일성 시절부터 위급할 때마다 프랑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왔다. 하지만 코로나 차단을 위한 유럽의 강력한 이동 제한 조치로 프랑스 의료진이 북한으로 가는 길이 사실상 막혔다는 것이다.

봉다즈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몸 상태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지난 12일 김정은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가 맞는다고 가정하면, 김일성의 생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도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긴급한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앙투안 봉다즈

프랑스 의료진은 1991년 방북해 김일성을 진료했고, 2008년엔 평양에서 뇌졸중으로 중태에 빠진 김정일을 치료했었다. 또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의 암 치료를 위해 수차례 방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정은이 프랑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다는 정보는 아직까지 알려진 게 없다"고 했다. 유럽에 근무하는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도 "프랑스 의료진이 평양에 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고혈압과 심장병, 당뇨병이 복합적으로 악화해 프랑스 의사단이 1월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1월 말부터 코로나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유럽에도 봉쇄령이 내려져 프랑스 의료진이 평양까지 갔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