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50여개 계열사 1200여명의 임원들이 이달부터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코로나 사태로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현대제철·현대건설 등 전 계열사가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20일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임원들이 자진해서 솔선수범하기로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날 상무급 이상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 임원들은 임금 삭감에 동의했다. 20% 반납 종료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임금 반납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동참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현대모비스로부터 51억89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임금을 반납하는 것은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엔 전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 10%를 반납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한국·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해외 공장이 멈춰있는 상태로,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 사태로 3개월째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현대차 등에 강판을 납품하는 현대제철 역시 작년 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서울 잠원동 사옥 매각을 추진하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해외 플랜트 사업 등이 거의 올스톱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과 롯데지주 임원들이 3개월간 임금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이달부터 6월까지 급여의 50%를, 지주사 임원·사외이사 33명과 롯데쇼핑 임원들은 같은 기간 급여의 20%를 반납한다. 앞서 롯데호텔 임원들은 2~6월 급여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