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최근 좋은 편지(nice note)를 받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최근에 새롭게 받은 편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정치적인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기 위한 특유의 ‘과장법’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새롭게 김정은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이란 몇 달 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 받은 편지와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한국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브리핑에서 “최근 그(김정은)로부터 좋은 편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북한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내용의 편지가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에 대해 “멍청이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알려지자 북한 외무성은 이날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이 지난 시기 오고 간 친서들에 대해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것이 없다”며 “조(북)·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결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깃거리가 아니며 더욱이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면 안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김정은에게 코로나 대응을 돕겠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고 밝혔었다. 이 때문에 이와 관련한 답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됐고 미·북의 물밑접촉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실제로 새로운 편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미·북 접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