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가 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DNA 백신이 이르면 6월 국내에서 인체에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국제기구가 임상 연구비를 지원한다.

미국 제약사 이노비오의 조셉 김〈사진〉 대표는 16일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르면 6월부터 한국에서 이노비오가 개발한 코로나 DNA 백신 후보물질(INO-4800)의 임상시험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노비오는 조셉 김 대표가 세운 회사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결합하는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로 D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노비오의 DNA 백신 국내 임상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국립보건연구원이 맡는다. IVI는 국내에 본부를 둔 백신개발 국제기구다. 조셉 김 대표는 "IVI가 한국에서 우리 백신의 안전성 및 효능 시험을 수행하는 것은 이 백신의 평가에서 필수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IVI는 이날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이노비오 백신 후보물질 한국 임상을 위해 연구비 690만달러(약 84억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CEPI는 미국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영국 웰컴트러스트 등이 참여하는 국제기구로 이노비오와 미국 모더나 세러퓨틱스,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등의 코로나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IVI의 국내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계획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3일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 승인) 제도 도입을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 조치로 국내 임상시험의 승인 검토 기간은 30일에서 7~15일 이내로 단축된다. 또 이노비오의 DNA 플랫폼과 같이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기술로 개발된 백신은 독성 테스트가 면제돼 자료 제출을 최소화하고, 임상시험을 신속히 시행할 수 있다.

이노비오는 앞서 지난 6일 미국에서 임상에 들어갔다. 이노비오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계열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예방하는 백신도 DNA 형태로 개발해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