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미국 금융 중심지인 뉴욕 월스트리트가 텅 비어있다.


최근 미국 뉴욕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바닥을 지났다"는 진단이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부진한 실물 경기 지표와 조만간 발표될 1분기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하면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3일(현지 시각) 투자자 노트에서 "최악의 시장 하락은 지나갔다"며 올해 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3000선으로 유지했다. 현재 주가(2761.63)보다 238.37포인트(8.6%) 더 상승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투자자 노트에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S&P500이 2000선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한 주간 S&P500은 12.1%나 뛰면서 1974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례없는 정책 지원과 더불어 코로나 확산 곡선이 평탄해지면서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의 하방 위험을 감소시켰고, S&P500을 약세장에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올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2700에서 3000으로 올렸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연구 노트에서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가 대공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뭐든지 다 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JP모건은 더 나아가 S&P500이 내년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지난 9일 연준이 발표한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이번 위기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조치의 중요성이 시장에서 과소평가됐으며, 이는 주식가격이 완전히 회복될 것이란 우리의 전망을 강화한다"고 했다.

반면 14일부터 1분기 기업 실적이 발표되는만큼 증시 바닥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 수석전략가 사미르 사마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시장이 지표 약화와 부진한 지표 지속 등에 대한 대비가 돼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이날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주가 반등세가 대선이 예정된 1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한동안 붕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