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다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코로나에 걸린 사례가 9일까지 74건 나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없어진 듯하다가도 다시 활동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에선 흔하지 않은 사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배출되지 않아 격리 해제되고 나서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의 원인과 특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은 6973명인데 100명 중 1명꼴(1.1%)인 74명이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일 오전에도 서울 강남구와 대전에서 코로나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가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이날 경북 봉화에선 푸른요양병원 직원과 환자 11명이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방역 당국 집계엔 포함되지 않아 국내 재확진 환자 숫자는 실제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확진 사례가 잇달아 나오자 대구시 등 일부 지자체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사람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7일 기준 완치자 5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모니터링한 결과 316명(6.6%)이 발열·기침 등 의심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며 "316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현상"이라며 "이 바이러스 자체가 다시 활성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중국은 음성으로 판정돼 격리 해제를 하고 난 이후에도 2주간 자가 격리를 하고, 격리 해제 후 2주·4주 차에 다시 진찰받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에서 회복된 사람이 몸속에 항체가 형성돼 코로나에 다시 걸리지 않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국내에서도 음성 판정 이후 2주간 강제 격리를 하는 지침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