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쌍용차의 대주주 마힌드라그룹이 2300억원 추가 투자 포기를 선언했다. 인도계 마힌드라의 변심은 코로나 사태로 모(母)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쌍용차는 부인했지만, 마힌드라 측은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한국에서 손 떼고 철수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1998년 외환 위기 때 쌍용그룹 해체로 독자 생존에 나선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차를 거쳐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넘어갔다. 그동안 마힌드라가 6500억원을 투자했지만 판매 부진과 자금난은 계속됐다. 산업은행 대출 1900억원을 포함해 차입금이 4000억원을 넘는다. 그런 와중에 올 연초 문재인 대통령이 마힌드라그룹 회장을 만나 해고자 복직을 요청한 끝에 해고 근로자 46명이 복직했지만 일감이 없어 아직도 현장에 배치되지 못했다. 쌍용차는 소비자 외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올 들어 3월까지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8% 급감하는 등 악순환에 빠져 있다. 한번 경쟁력을 잃은 기업이 회생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코로나 충격으로 수많은 기업이 생존 기로에 놓여 있다. 정부가 산업 생태계 보존을 위해 멀쩡한 기업들이 줄파산하지 않도록 최대한 금융 지원에 나서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좀비 기업'을 살리는 데 혈세를 낭비해선 안 된다. 일자리는 기업이 돈 될 만한 곳에 투자해 수익이 나야 생기는 것이다. 좀비 기업에 세금 퍼붓는다고 고용이 창출되지 않는다. 이 원칙이 무너져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