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유학생이 입국 전 다량의 해열제를 복용하고 공항 검역대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달 16일 오후 인천공항 1터미널 내 특별입국장에서 내외국인 입국자들이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에서 유학하던 A(18)씨는 대학교 기숙사에 머물던 지난달 23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였다. A씨는 이튿날 새벽 미국 아메리칸에어라인 비행기로 시카고로 이동한 뒤 대한항공으로 갈아 타고 25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A씨는 미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해열제를 먹어 발열 검사를 통과했고, 25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 때도 해열제를 복용한 탓에 검역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6일 오전 9시 40분쯤 부산 동래구 보건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받고 같은 날 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부모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26일 오전 1시쯤 부산 자택에 도착한 뒤 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것 외에는 외출하지 않아 입국 이후 부모 외 다른 밀접 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부산시 보건당국은 A씨가 입국 전 의심 증상이 이미 발생한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비행기에 탑승한 다른 승객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는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A씨는 보건소 선별진료 때 스스로 해열제를 복용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일에 걸쳐 해열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나 복용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인천국제공항 발열 검사

그동안 코로나 감염 의심 해외입국자가 해열제를 먹고 귀국하면 발열 체크 중심인 공항 검역에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