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해, 조형래 기자] “최대한 간결하게 치려고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변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허문회 감독을 비롯해 라이언 롱 타격 코치 등 ‘강한 타구’를 향한 확실한 지론을 가진 타격 전문가들이 새로이 부임했다. 선수들을 향해 투구에 최단 시간에 도달해 강하고 빠른 타구를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와 장점들을 끊임없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설명을 듣고 고민 끝에 미세하지만 크게 와닿을 수 있는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다만,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는 단지 물음표만 던져줬을 뿐, 강제적인 변화에 대한 주문은 없었다.

내야수 김민수는 최근 자체 청백전 2경기 연속 홈런포를 때려내는 등 양질의 타구들을 생산해냈다. 그는 타격 파트 코칭스태프의 설명, 타격에 대해 스스로 의문을 품는 과정을 거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결과 김민수는 이전보다 낮은 팔의 위치에서 스윙이 시작되는 폼으로 변화를 줬고, 자체 청백전이긴 하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체 청백전이지만 3루 주전 경쟁 및 1군 내야 엔트리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김민수는 “감독님께서 팔이 올라와 있는 것보다는 내려와서 치는 것이 스트라이크 존의 공을 최단 시간에 도달해 중심에서 공략할 수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감독님과 라이언 롱 타격코치님이 하시는 이론들을 알고만 있었지 하려고 해보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폼에 손을 대신 것은 아니다. 가볍게 중심에 맞히려고 스스로 생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팔의 위치가 내려가서 폼이 바뀐 것 같다. 의도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다. 바꾸려고 생각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편하게 치려고 하다보니까 팔의 위치가 내려갔고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수와 비슷한 변화를 가져가고 있는 선수는 한동희, 지성준 등이 있다. 모두 김민수와 마찬가지의 과정으로 폼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김민수는 “특별히 공유를 한다는 것은 없다. 모두 공을 중심에 맞히고 집중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다들 내려가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허문회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을 하는 과정 속에서 생긴 변화가 내심 흡족하다. 그는 “편한 자세에서 공하고 빨리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선수들이 느낀 바가 있는 것 같다”며 “물음표를 던졌을 때 피드백을 하는 과정 속에서 선수들이 자신이 잘 되는 방향을 느끼고 찾아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선수들의 타격관이 변해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파울 타구도 당겨서 나와야 한다”며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부분에 대한 지론을 갖고 있는 라이언 롱 타격코치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개별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은 공유를 하고 바꿀 수 있지만, 팀의 타격 방향은 최대한 공을 강하게 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팔을 내리는 등의 타격폼에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다. 선수들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강하게 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끝에 자발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만의 타격관과 폼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베테랑 선수들은 그동안의 해왔던 방향성과 생각들을 존중했다. 다만, 아직 자신만의 타격관이 정립되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타격파트 코칭스태프가 역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깊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졌다. 이후 선수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발적 변화로 이끌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