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소고기 이물질 논란’이라는 내용이 3일 하루 종일 네이버 뉴스에서 화제였다. 쿠팡은 조(兆) 단위 물량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사실이라면 단순히 쿠팡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사건의 발단은 30일에 올라온 라는 한 매체의 기사였다. 이 기사는 쿠팡에서 구매한 소고기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소비자 A씨의 주장을 그대로 썼다. A씨가 미국산 시즈닝 소고기 제품 2팩을 구매했고, 주문 이튿날 오전 배송받은 소고기 한 팩을 구워 먹었다. 그런데 아이들 잘라주고 자신도 먹으려던 A씨가 고기 속 벌레를 발견했다는 주장이다. 이 소비자는 쿠팡에 항의했는데 쿠팡은 이 소비자에게 환불 조치한뒤 같은 제품을 온라인에서 계속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내용을 무려 15개 온라인 매체들이 따라 쓰면서 논란이 확대된 것이다.

쿠팡이 소고기 논란이 된 A씨의 항의를 접수한 건 26일이다. 이후 해당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지했고, 재고에 대한 전수 조사를 했다. 미국산 시즈닝 소고기의 재고가 극히 소량밖에 없어 3시간 만에 금방 확인이 끝났고 쿠팡은 문제 없음으로 판단했다. 다시 판매 재개한 것이다.

쿠팡은 A씨에게서 문제의 소고기를 회수한 건 30일. 이를 세스코 이물분석센터에 넘겼다. 세스코 이물분석센터는 국제적인 시험능력인증제도(KOLAS)를 획득한 분석기관이다. 결과가 나온게 2일이다. 경기도 축산산림국 동물방역위생과는 세스코 이물분석센터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벌레가 아닌 원료육의 근조직 일부로 확인됐다. 조사를 종결한다.”고 결론내렸다.

쿠팡 측은 3일 이런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의 결과를 참고자료 형태로 언론사에 배포했고, ‘쿠팡 소고기 이물질 논란’과 관련한 기사가 다시 쏟아진 것이다. 쿠팡은 “이물이 발견되면 즉시 해당 상품을 판매 중지하고 전국 물류센터의 동일 상품을 전량 검사한다”며 “필요할 경우엔 외부 기관에 추가 정밀 검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따져보면 ‘해프닝’인 이 사건이 네이버 뉴스란을 달군 건, 네이버의 시스템 탓도 있다. 당일의 뉴스 핵심 키워드 순위를 노출하는 네이버의 뉴스토픽에서 이 1위에 올랐던 것이다. 온라인에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자, 네이버 뉴스토픽이 이를 ‘픽’했고 이 순위를 본 온라인 매체들이 다시 ‘클릭수 확보’를 위해 기사를 쏟아내는 악순환이 벌어진 것이다. 오히려 처음 이 논란이 터진 30일이 아니라, ‘문제없음’이 나온 3일에 더 크게 뉴스꺼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