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전세계 131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사람들이 직장이나 식당, 공원 등에 방문하는 비율의 변화를 집계한 ‘지역 동선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구글은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각국 보건당국이 익명화된 집합 위치 데이터가 있다면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제안이 많았다”며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움이 될만한 숫자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글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전세계 131개국에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3일부터 2월 6일 사이 인구 이동 평균치를 3월말(국가 별로 27일 또는 28~29일) 이동 인구의 증감률로 비교했다. 스마트폰 소지자의 이동 동선을 모아 소매 및 오락시설·식료품점 및 약국·공원·교통 환승지·직장·주거지 등 6개 카테고리에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를 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공원이나 해변과 같은 야외 시설을 찾는 횟수는 51% 늘어났다. 같은 카테고리에서 미국이 19%, 일본에서 25%, 이탈리아에서 90%가 각각 감소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3월 말에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 증가 속도가 한풀 꺾이고, 1~2월보다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식료품점이나 약국을 찾는 횟수는 11% 정도 늘어, 다른 나라와 달리 소비 활동도 활발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은 22%, 일본은 7%, 이탈리아는 85%씩 떨어졌다.

해당 기간 국내에서 식당이나 카페, 영화관, 쇼핑센터 등을 포함한 소매 및 오락시설 방문율은 19% 줄었다. 재택근무가 많아지며 직장 방문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오락시설 방문율이 47% 줄었고, 직장은 38% 감소했다. 미국이 한국보다 재택 근무자가 많고, 이동하는 인구가 적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구글을 차단해 중국 내 스마트폰은 애플의 iOS를 사용하거나, 안드로이드 체계를 사용하더라도 구글맵 등 주요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모든 위치 기록은 익명화해서 가공 처리 됐고, 위치기록 사용에 동의한 사용자의 타임라인에 보여진 과거 위치기록 데이터만을 활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