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고3과 중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하고 정식 수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온라인 원격 수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는 16일 고1~2·중1~2·초4~6에 이어 20일에 초 1~3 학생이 온라인으로 개학하면 전국 학교가 온라인 수업 체계로 새 학년을 시작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교 시간표에 따라 모든 수업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 가능한 학교는 전국 1만1000여 초·중·고교 가운데 1%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인 일부 특목고와 아직 온라인 수업 계획도 못 세운 대다수 학교 간 차이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선생님들도 온라인 강의요령 배우기 구슬땀 - 31일 대전 유성구 대전교육정보원에서 교사들이 원격 수업에 대비한 온라인 수업 실습을 하고 있다. 이날 교육부는 "4월 9일부터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전국 초·중·고교에 대해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3월 27일 내놓은 온라인 원격 수업 운영 기준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과제를 내주고 확인해주는 과제 중심 수업도 온라인 수업으로 인정받는다. 당초 교육부 계획은 실시간 수업, 사전 녹화 등 기존 영상 활용 수업 등만 온라인 수업으로 염두에 뒀는데 학교 현장 상황을 감안해 과제 중심 수업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상당수 학교는 온라인 개학 초기에 과제 중심 수업 위주로 진행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교실에 와이파이(무선 인터넷)가 없어 실시간 수업이 어렵다"며 "온라인으로 과제 내주는 수업을 위주로 하고, 여건이 되면 사전 녹화 영상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무선 인터넷이 설치된 교실이 4개(교육부 기준) 미만인 학교는 전체 초·중·고교의 45%에 이른다. 학교 시간표대로 실시간 수업을 하기에는 무선 인터넷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형편이다. 또 교육부가 전국 학교 67%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에 필수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이 없는 학생이 17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교육청과 학교 등이 보유한 스마트 기기를 이 학생들에게 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이날 "온라인 개학은 디지털 격차에 따른 교육 소외와 불공정, 이에 따른 현장의 출결·평가 부담 등 선결 과제가 많다"고 했다. 전교조도 "학교 현장은 와이파이, 기자재 등 기초적인 준비도 돼 있지 않고 교사 개인이 온라인 수업 장비들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정부가 급하게 온라인 개학을 추진해 학교 혼란이 크다"며 "학교 간 교육 격차가 커져 학생들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