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이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26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19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수출은 347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5%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10.3% 감소했는데, 특히 대기업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대기업의 수출이 전년 대비 1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대기업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전체 수출 감소(-10.3%)에도 큰 영향을 준 것이다

대기업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대기업의 반도체를 포함한 자본재의 수출이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통계청은 “반도체 가격이 31% 가량 하락한 것이 대기업의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의 86% 정도는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과 동남아로 팔려나간다. 그러다보니 대기업의 대 중국 수출(-20.5%)과 대 베트남 수출(-2.7%)이 모두 감소한 것이다.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해외 생산공장의 가동이 원할하지 않으면, 올해 수출 실적 역시 악화할 여지가 큰 것이다.

반면 대기업의 미국 대상 수출은 1.9% 증가했다. 석유화학 제품, 가전, 승용차 등의 수출 덕분이다. 관세청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소위 ‘프리미엄 가전’의 수출이 미국으로의 수출 증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견기업(-4.6%)과 중소기업(-3.3%)은 대기업보다는 수출 감소폭이 작았다. 관세청은 “수출액이 줄기는 했지만 나름 중소기업이 선전을 한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 덕분”이라고 했다.

무역집중도는 낮아졌다.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2018년 37.9%에서 34.6%로 3.3%포인트 낮아졌다. 상위 50·100대·1000대 기업의 집중도 역시 모두 낮아졌다. 통계청은 “무역집중도가 일부 해소됐다”고 하지만, 대기업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집중도가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