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 교회들 중 사랑제일교회만 시의 방역수칙 준수 요청을 묵살했다”며 “우리 사회 공동체의 안위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청에서 코로나 대책회의 열고 있는 박원순 시장.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집단감염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감염병예방법과 서울시 지침에 따라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는 22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예배로 전환해달라’는 서울시 요청을 거부하고 현장 예배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2000여명의 교인이 참석했다. 박 시장에 따르면 이날 현장점검을 나간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은 교인들 중 일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참석자 명단을 작성하지 않는 모습을 적발했다. 박 시장은 “교회 측에 즉각 시정을 요청했으나 공무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쏟았다”고 했다. “집단 감염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며 “예배에 참여하는 개개인에게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이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시 치료비 일체와 방역 비용을 청구하겠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종교의 자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공동체 안전을 침해하는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종교계에서도 충분히 납득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2일 현장점검 결과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282곳 중 사랑제일교회를 제외한 281곳에 대해선 별도의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은 “다른 교회들은 공무원 행정지도에 따라 즉시 시정해줬다”고 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머지 고위험 사업자에 대해서도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학원 또한 아동·청소년 집단 감염 위험성 높은 곳이지만, 운영을 재개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시장 권한에 따라 시 소재 2만5000여개 학원에 운영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