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요양병원에서 75명 무더기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환자 57명, 병원 직원 18명이다. 대구에선 이곳 외에 다른 4곳 요양병원에서도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문제의 요양병원 직원 일부가 10일쯤 전부터 코로나 증상을 보였지만 진단을 받지 않고 정상 출근하면서 일해왔다는 것이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엔 기저 질환 있는 고령 환자들이 주로 입원해 있다. 코로나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코로나 국내 사망률이 전 연령대에선 0.91%지만 70대는 5.27%, 80대는 9.26%나 된다. 요양병원 직원들의 무책임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에 요양병원·요양원이 7000곳이나 된다. 간병인, 요양보호사가 20만명이다. 코로나 사태 후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가 중국 동포다. 신천지 신도들도 있다. 경북 봉화, 경산 등지의 요양 시설들에서도 집단 감염이 확인됐었다. 방역 당국이 요양병원 전수조사를 서둘러야 한다. 요양 시설들은 폐렴 증세 이전에 기침, 발열 등 선행 증상부터 체크해야 한다.

우리는 유럽처럼 이동 제한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확진자 숫자를 어느 정도 억제해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도 5일 동안 신규 확진자가 없자 정부가 "집단 행사 가져도 된다" "곧 종식" 등 안일한 인식을 보였다가 신천지 대량 감염을 맞았다. 현 상황에 대해서도 "물이 끓기 직전 같다"고 말하는 방역 전문가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가한 병원장까지 확진 판정을 받을 정도다. 대구에선 별다른 질환이 없던 17세 청소년이 폐렴 증세로 갑자기 숨졌다. 아직 코로나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10대 청소년 사망은 중국에서도 거의 없었던 일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 어디서든 집단 발병을 부를 수 있다. 지금도 지역사회 곳곳에서 '조용한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 유럽 같은 상황으로 가느냐 여기서 안정화에 성공하느냐 하는 기로에 와 있다. 더 긴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