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광대라고 비난한 중국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强·사진)이 행방불명 됐다고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로이터는 런즈창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이 이달 12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고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그의 지인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런 전 회장의 지인은 로이터에 "국가는 그의 실종에 책임을 져야 하며 법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리안차오한은 13일 트위터에 "런즈창이 전날 밤 베이징시 기강검사위원회에 억류됐다"며 "이곳에는 비밀 수감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런 전 회장은 최근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시 주석의 이름을 직접 언급 하진 않았지만 "황제가 되고 싶어하지만 결국 벌거벗은 광대에 불과한 사람이 있다"고 썼다.

시 주석이 지난달 23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연설에서 생산·생활 질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던 것을 언급하며 "사실을 조사하거나 밝히지 않았고, 발병 원인을 명확히 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대단한 성취를 내세우며 진실을 감추려 했다"고 말했다.

런 전 회장은 "중국 공산당은 발병 원인을 감췄고 국가의 힘을 이용해 도시를 봉쇄한 뒤 세계보건기구(WHO)의 신뢰를 얻어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다"며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 전염병이 언론과 발언의 자유가 없는 시스템에서 왔다는 걸 알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글은 중국의 지식인 사회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빠르게 공유 됐고 캡처 돼 SNS상에 떠돌기도 했다.

런 전 회장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런 대포(大砲)' '중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렸다. 지난 2016년에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에 "중국의 언론들은 공산당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글을 썼다가 1년간 행동 관찰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그의 팔로어수는 3700만명에 달했는데, 이 계정은 폐쇄 됐다.

중국 국무원 정보국, 베이징 경찰은 이 사안과 관련한 로이터, NYT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