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이후 한국 미술

김영나 지음|미진사|432쪽|3만원

한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1970년대 중반, 국내 미술계의 이슈는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반성이었다. ‘한국성’이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자리한 분위기 아래 2010년대 중·후반 전 세계 미술 시장을 휩쓴 단색화(單色畵)가 태동했다. 박서보, 정상화, 정창섭, 윤형근 등 단색화가들은 탈(脫)이미지와 평면성 강조를 목적으로 삼았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저자는 “단색화의 색채나 정신은 유교적인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화려하거나 강렬한 색채 사용을 피하고 전통 토기나 조선시대의 단아하고 기품 있는 백자 또는 전통수묵화에서 드러나는 먹색, 과묵한 표현을 추구했다”고 말한다. 1945년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정리하고, 정치·사회의 변천과 미적 가치 양면에서 그 특징을 설명하는 책이다. 북한 미술의 흐름도 별도의 장에서 다루고 있어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남북한 미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한눈에 보기에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