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코로나 확산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선거 유세를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 시각) '트럼프 행정부는 어떻게 코로나 위기에 통제 불능이 됐는가'란 기사에서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키트부터 결함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진단 키트엔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가 있어 감염 여부에 대한 결론을 제대로 내릴 수 없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3주가 걸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을 '중국에 다녀온 경우' '감염자와 밀접 접촉을 한 경우' 등으로 지나치게 국한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신호로 미국인들이 보건 위기에 대응하지 못했고,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지연시켰다"고 비판했다. 보스턴글로브는 "트럼프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한 말은 상당 부분 추측이고 잘못됐다"며 "트럼프의 조언은 우리를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우한 코로나가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해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코로나가 기적적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내 확진자는 15명이지만 며칠 안에 0명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7일 현재 미국의 확진자는 400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19명에 달했다. 우한 코로나가 트럼프 재선 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코로나와 관련해 자신이 1월 말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 조치를 한 것을 자랑하며 "(코로나 확산을 막은) A+++ 등급의 결정"이라고 말했지만, CNN은 이날 CPAC 참여자 중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CPAC엔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확진자가 대통령이나 부통령과 접촉한 바가 없다"고 했지만, 당시 수천 명이 행사장에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 여론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날 '코로나가 백악관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 아닌가'란 질문에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체육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선거 유세를 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엄청난 유세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8일 오전에도 트위터에 "백악관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한 완벽하고 세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