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수 많은 건 방역 역량 우수성 증명" 평가
"'봉쇄·격리'는 최초 유입 시기 늦출 뿐 확산 막기 어려워"
"대구·경북, 점차 안정화되는 초기 상황"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우한 코로나 대응과 관련, "역설적이지만 한국에 환자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조사 등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현재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국내에서 우한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했지만 확진자가 이미 70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5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자화자찬적 평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말 국회에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대응 현황 및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 박능후 "한국 방역 관리 체계 효과적으로 상황 통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을 맡고 있는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첫 신천지 신도 확진자인) 31번 환자 발생을 전후로 방역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우리나라 방역관리 체계는 이후에도 효과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은 기존 방역관리체계의 한계를 넘어 개방성과 참여에 입각한 새로운 방역관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봉쇄'나 '격리' 등 전통적인 방역관리체계는 최초 유입 시기만 늦출 뿐 오히려 확산을 막기 어렵다"며 "투명하고 열린 사회를 지향하면서 국민의 자율 참여와 첨단기술이 잘 조화된 현재의 대응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많은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의사들은 코로나19가 의심된다면 어떠한 제한 없이 검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검사비도 무료"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이지만 한국에 환자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조사 등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는)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특히 발달된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체 채취나 GPS 정보를 이용한 역학조사 등은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비록 7000명을 넘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하나의 단일그룹과 하나의 단일권역에서 발생했다"면서 "코로나19 환자의 90%가 대구와 경상북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63%가 신천지 종교집단과 직접 관련이 있고 그 외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환자들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 "확산 추이 정체 양상… 상황 호전 해석은 아직"
박 장관은 현재는 대구·경북 지역의 우한 코로나 확산 추이가 진정되는 초기 단계라면서 다만 상황이 호전됐다고 장담할 시기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현재까지 추이로는 중심 지역인 대구·경북이 점차 안정화되는 변화가 나타나는 초기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국소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전국적으로 진단 검사를 대규모로 확대하고 역학조사를 통한 방역망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그는 확산세가 줄어드는 경향을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 상조"라고 했다. 그는 "아쉽게도 아직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였다고 상황이 호전됐다고 말씀드릴 시기가 아니다"라며 "확산 추이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초기에 불과하고 여전히 많은 확진환자들이 새로 발견되고 있어 지금은 코로나19 감염이 더 뚜렷하게 감소하도록 더 노력하고 집중해야 할 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