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이란, 한국, 미국 등에서 우한 코로나(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에 들어섰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 시각) AP통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같은 팬데믹이란 용어를 거부하며 세계를 안심시키려 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팬데믹 경고음이 울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UN이 코로나19 대응에 취약한 국가들에 지원을 하고 있다.

앞서 WHO는 팬데믹이란 용어가 코로나19를 억제할 희망을 잃게 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위기로 묘사하는 데 거부감을 표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최근에도 "우리가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없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왜 우리는 그것을 팬데믹이라고 부르는가"라고 되물었다.

유엔(UN) 보건 당국은 팬데믹이란 적어도 전 세계 두 곳의 지역에서 ‘지속된 지역 사회 수준의 발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현재 팬데믹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의 발병이 오래전에 충족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코로나19는 현재 4개 지역에 급속도로 퍼졌고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확산됐으며 비교적 강력한 공중 보건 시스템을 가진 국가에서 조차 간신히 대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자는 전 세계 1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최근 몇년간 사스와 메르스, 에볼라 등에 감염된 사람들의 숫자보다 훨씬 더 많다.

미네소타 대학의 감염병 연구 및 정책 센터 소장인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우리가 팬데믹 상황에 있는 것이 꽤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세계보건기구가 왜 그것에 저항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14년~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에 대한 WHO의 대응을 공동 주재한 데비 스리다르 에든버러대 세계보건학과 교수 역시 "팬데믹 선언이 이미 오래 전에 이뤄졌다"면서 "이번 발병은 우리가 코로나19 이전에 가지고 있던 팬데믹에 대한 모든 정의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선포하는 것이 시장을 뒤흔들 수 있고 더 과감한 여행과 무역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피해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을 낙인 찍히게 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다. 앞서 WHO는 2009년 돼지 독감 발병을 팬데믹이라고 규정하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를 팬데믹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국가들이 코로나19 소멸을 준비하도록 자극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월 말 코로나19를 ‘세계 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