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키우던 반려견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홍콩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가 사람에서 개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홍콩 당국은 "개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5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국은 지난 4일 "한 반려견을 대상으로 실시한 3차례 검사에서 약한 양성(陽性)반응을 보였다"며 "사람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격리된 상태로 별다른 증상은 없다고 한다.

이 개는 여성 재력가로 알려진 저우차오얼(周巧兒)씨가 키우던 포메라니안 종이다. 저우씨는 2월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가정부, 오빠 등도 전염됐다. 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국 대변인은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시킨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예방적 차원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먹이를 줄 때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에 주의하고, 동물에게 키스하는 행동을 삼가라"고 했다.

홍콩시립대 바네사 바스 교수는 "사스 때도 반려동물이 사스에 걸린 사례가 여러 건 있었지만, 개나 고양이가 증상을 나타내거나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퍼뜨린 적은 없었다"고 했다. 에드워드 두보비 미국 코넬대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사람의 바이러스가 동물에게 전파되는 것은 종종 일어나는 일로, 일반적인 경우 (동물을 감염시킨) 바이러스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는다"며 "다만 반려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도록 접촉을 줄이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