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고, 다른 장기에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중국서 코로나 감염 사망 환자에 대해 부검을 실시한 연구 논문에서 나타났다.

3일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우한 화중과학기술대 연구팀은 코로나 사망자를 부검한 결과를 '중국법의학저널' 2월호에 공개했다. 부검 환자는 후베이성 우한 출신 85세 남성 환자로, 지난 1월 뇌졸중으로 입원했다. 그러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확진된 지 15일 만에 죽음을 맞았다. 부검은 사후 12시간 이내에 이뤄졌다.

연구팀은 육안 검사와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주요 사망 원인은 폐 손상이며, 특히 기도 하부와 폐포(허파꽈리)에서 염증이 심했다"고 전했다. 사스(SARS)나 메르스(MERS)의 경우, 폐렴으로 폐 조직이 단단해지는 폐 섬유화가 일어난다. 감염서 회복되더라도 폐섬유화 후유증으로 숨이 차는 경우가 있다. 국내 메르스 완치자 중에도 그런 사례가 있다.

중국 연구팀은 "이번 코로나로 인한 폐섬유화는 사스보다 덜 심각했다"며 "오히려 폐 조직 손상으로 점액이 새는 삼출성 병변이 심해서 폐 안이 점액으로 가득 차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아무리 산소호흡기 등으로 산소를 공급해도 소용없게 된다.

사망자는 폐뿐 아니라 심장과 신장, 뇌, 비장, 소화관 등 다른 장기도 손상돼 있었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직접 영향을 미쳤다기보다는 폐 손상에 따른 산소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우한에서는 사망자 9명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부검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 장기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사망에 이르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법의학계에서는 "신종 감염병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병리 연구 목적의 부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