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영화·공연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외 콘텐츠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외출 대신 집에서 노트북·TV 등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서다.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전국 대학들이 개강을 미루면서 이 같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스오피스와 OTT 업계의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 주말(2월 29일~3월 1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28만6000여 명으로 1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화·드라마를 서비스하는 '왓챠플레이' 시청 시간은 직전 주말보다 19.9% 늘었다. 한국에서 우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견되기 직전 주말인 1월 19일과 지난 주말을 비교하면 36.9% 증가했다. 왓챠플레이 관계자는 "코로나의 영향이 아니고서는 해석할 수 없는 수치"라고 했다.

최근 순위를 역주행하고 있는 영화 '컨테이전'의 한 장면. 신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창궐해 인류가 거대한 공포에 빠진다.

1월은 방학과 연휴 등으로 연중 시청 시간이 가장 많은 시기로 꼽힌다. 올해는 2월과 3월까지 시청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CJ ENM이 서비스하는 티빙(TVING)의 총 시청 시간은 1월 19일을 기준으로 지난 주말 75.4% 늘었고, 시청자 수도 63% 늘었다. 지상파 3사의 연합 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도 한국 확진자 발생 전후 6주간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라이브 방송 시청량이 16.4% 증가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국민들 불안감이 커지면서 뉴스 속보 시청량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OTT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 이용자 수도 증가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앱마인더'가 전국 만 20~59세 스마트폰 이용자 1만여 명의 로그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1월 첫째~셋째 주와 2월 첫째~둘째 주 사이 넷플릭스 앱 이용자 수가 92만명에서 104만명으로12.8% 늘었다.

바이러스 등을 주제로 한 재난 영화가 특히 인기다. 웨이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후로 재난 영화의 평균 시청 시간이 403% 늘었다. 미국에 신종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내용의 영화 '컨테이전(contagion)'의 시청 시간은 6631%로 급격히 증가했다. 2011년 개봉 당시엔 관객을 22만9000여 명 모으는 데 그쳤던 영화다. 이 영화는 왓챠플레이 순위에서도 100위권 밖에서 1위로 급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