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 컬처엔지니어

# 우한 코로나의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른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펼치자는 의견이 나왔고 상당 부분 실행되고 있다.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는 자기 증식이 안 되고 반드시 숙주가 있어야 하는데 그 숙주가 다름 아닌 사람이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띄우자는 것은 방역학적으로 맞는 얘기다. 하지만 애초에 발원지 중국과 과하다 싶을 만큼 단절했다면 이제 와서 ‘사회적 거리 두기’니 ‘전 사회적 휴가’니 하는 얘기 자체를 할 이유도 없었다. 사실 먹고살 걱정만 없으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주 아니라 한 달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다. 하나 그렇게 해도 꼬박꼬박 봉급 받는 공무원이나 방학 중에도 어김없이 월급 나오는 대학교수 혹은 학교 선생이라면 몰라도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대다수 자영업자에겐 꿈속 잠꼬대 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 왜 초동 단계에서 대중국 방역선을 확실히 치지 않아 야기된 사태를 이제 와서 국민보고 개고생을 도맡아 감수하라 하는 것인가. 애초에 중국과 거리 두기를 확실히 했으면 우리 국민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알쏭달쏭한 말로 결국엔 "일상과 생업을 접으라"는 말을 에둘러 해야 할 이유가 아예 없던 것 아닌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 잘못 판단한 일의 결과를 왜 국민이 온통 뒤집어써야 하는가 말이다. 우한 코로나에 죽으나 집 안에 갇혀 굶어 죽으나 다를 게 뭐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다 분통 터져 먼저 죽겠다는 사람도 적잖다. 하지만 언론조차 스스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는지 이런 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 더구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토록 강조하면서 정작 마스크 사려고 몇 시간이고 밀착해서 줄 서게 만드는 것은 정말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일 아닌가. 정작 마스크 사려고 줄 서 있다가 감염될 판이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속출하는가. 이유는 분명하다. 중국에 먼저 퍼 줬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서울에서, 아니 전국에서 마스크 사겠다고 장사진을 치며 몇 시간을 기다리다 허탕 친 날에도 줄 선 우리 국민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김없이 대량의 마스크가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그 잘난 지원 약속을 지킨다는 말과 함께! 정작 중국은 우한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자 이제는 역으로 우리 국민의 입경을 인정사정없이 막고 있는 판에 어김없이 우리 생명의 구명조끼나 다름없는 마스크는 그런 중국을 향해 지금도 하염없이 날아가고 있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인도적 지원 운운하며 이해하란 말인가. 마스크조차 살 수 없어 국민들이 분노하자, 이 무능한 정부는 학교에 학생들이 비상시 사용하도록 비축해놓은 마스크를 수거해 시중에 풀고 있다. 돌려 막을 것을 돌려 막아야지! 당연히 중국으로 향하는 마스크 지원을 멈추는 게 우선 아닌가!!

# 어디 마스크뿐인가. 의료용 방호복 등 보호 장구 일체도 중국으로 우선 지원하는 통에 동나다시피 해 정작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우리 의료진이 더 이상 갈아입을 방호복 여분조차 없게 되자, 이 정부가 기껏 하는 말인즉 방호복 없으면 의료용 가운을 대신 입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마스크 품귀가 일어나자 빨아서 재사용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더불어 마치 마리 앙투아네트가 "밥 없으면 빵 먹으면 되지"라는 말 한마디로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한 것을 연상시킬 만한 일 아닌가. 이 모두가 정작 국민적 우선순위를 망각한 채 정부가 마스크와 의료용 방호복 등 필수적인 생명 보호 장비를 중국 지원에 우선적으로 몰아서 지원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러니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냐는 볼멘소리가 전국에서 메아리쳐 아우성 아닌가!

# 우한 코로나로 시작된 작금의 사태는 단언컨대 천재지변이 아니다. 인재지변이다. 아니 문재인지변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제1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시진핑 방한이라는 얕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애초에 중국에 대한 전면적 봉쇄를 하지 않은 것이 야기한 변고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안으로는 일상이 파괴되고 생업이 멎었으며 밖으로는 한때 가장 강력한 패스포트란 소리를 듣던 대한민국 여권을 갖고서도 유엔 가입국 중 절반 가까운 나라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조차 없는 국제적 미아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코리아'가 졸지에 '코로나'로 둔갑해 국가 브랜드가 폭삭 망했다!

# 이 모든 기막힌 일이 단 한 사람의 집착에서 발단했음을 분명히 밝혀둬야 한다. 시진핑 방한에 대한 집착도 그렇지만 엊그제 삼일절 기념식사를 통해 또 오지랖 넓게 북한과 보건 분야 공동 협력 운운하자 다음 날 북의 반응은 다름 아닌 '방사포 두 방'이었다. 정말이지 1919년 상하이 임정을 떠올리며 20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도 새로 세워야 할 판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에 발목 잡혀 질질 끌려다니다 끝내 가라앉고 말았지만 정작 그 정부를 촛불로 불사르고 출범했다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을 통째로 세월호처럼 만들고 있다. 사태를 호도하는 조연으로 '구원파의 유병언' 대신 '신천지의 이만희'가 등장하는 정도의 차이뿐이다.

#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단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니다. 애초에 ‘중국과 거리 두기’를 확실히 하지 않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문재인과 거리 두기’를 국민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가 150만명에 육박하고, 국회 청원 역시 10만을 돌파해 소관 상임위 회부가 결정됐다. 국민의 문드러진 마음이 마그마처럼 들끓고 있음을 대통령은 알기나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