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있는 세경고등학교는 랍스터 치즈 버터구이, 장어 덮밥, 캐비아를 올린 샐러드 등 고급 레스토랑 뺨치는 알찬 급식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김민지(30·사진) 영양사는 "급식 메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맛집을 열심히 찾아 다닌다"고 했다. "학생들이 맛있다는 식당은 꼭 가요. 여행지에서 맛난 음식을 먹으면 사장님께 레시피를 부탁하고요." 그때마다 휴대전화로 음식 사진을 찍는다.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급식 메뉴로 적극 활용. 이런 사진은 삭제했는데도 남아있는 메뉴가 700개 넘는다고 했다. 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최애' 단골 맛집 4곳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선식당
"오픈하고 얼마 안 돼 가서 그릴 스테이크 샐러드 먹어보고 '이 집 대박 나겠다' 했는데, 진짜 몇 개월 만에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됐어요. 저렴한 가격에 비해 푸짐한 메뉴들이 한가득이에요. 볶음밥만 시켜도 해산물 잔뜩 든 국물이 서비스로 나올 정도예요. 우리 학교는 테마 급식을 운영하는데, '선식당 데이(day)'라고 해서 이 식당 음식을 제공했더니 학생 만족도 1위였어요. 곧 '선식당 데이'를 다시 진행할 예정입니다."
가성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식당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땅 파서 장사하는 것 같은 식당' '4인분 같은 1인분' 같은 후기가 끝없이 나온다. 그릴 스테이크 샐러드 9500원, 소고기 마늘 볶음밥 7800원, 꿔바로우 1만4000원, 조개새우탕멘 8000원. 경기 고양시 덕양구 충장로103번길 27
장어명가 지중해
"급식실 여사님들께서 맛이며 분위기며 '베스트'라고 꼽은 식당입니다. 통유리 너머 임진강을 내다보면서 장어를 먹는 맛이 끝내줘요. 회식하러 왔다가 장어 먹어보고 '이거 학생들 해줘야겠다'고 저장해뒀다가 나중에 장어 덮밥으로 만들어서 급식으로 냈더니 반응이 엄청 뜨거웠어요."
경기도 파주의 장어 명가. 숯불에 초벌구이해 기름이 쏙 빠진 장어를 손님상에서 노릇노릇하게 2차로 굽고 먹기 좋게 잘라준다. 팀별로 오붓하게 먹을 수 있는 방갈로 스타일의 방(룸)이 많아서 각종 모임 하기에 좋다. 준수한 밑반찬이 다양하고 푸짐하게 딸려 나온다. 장어·장어매운탕 시가, 메기매운탕 4만2000원(중), 참게장 2만2000원. 경기 파주시 문산읍 방촌로 1447
금촌능이버섯백숙
"여기서도 급식실 여사님들과 자주 회식하는데, 작고 허름하지만 아주 맛있어요. 백숙에 능이버섯과 전복까지 들어가 보양식으로는 최고예요."
'일(一)능이, 이(二)송이'라는 옛말이 있다. 그 비싸고 귀한 송이버섯보다 능이버섯을 더 높게 쳤다는 말.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도 이롭다는 능이버섯을 넣고 오리나 토종닭으로 백숙을 끓인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1만원 더 내고 전복을 추가하면 맛과 영양이 그야말로 넘친다. 예약 시간에 맞춰 조리하니 적어도 1시간 30분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오리능이버섯백숙 5만8000원, 토종닭능이버섯백숙·토종닭매운탕 5만5000원, 토종닭곰탕 7000원, 문어갈비찜 3만4000·4만6000원, 능이만두 6000원. 경기 파주시 황골로 52-3
보슬보슬
"밥 없이 달걀과 채소로만 만드는 김밥이라 든든하면서도 다이어트 할 때 도움이 돼요. 서울 강남역에 가면 집 돌아오는 길에 꼭 포장해와요."
밥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일명 '키토김밥'으로 지난해 문 열자마자 유명해졌다. 키토김밥이란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만 섭취하면 살을 뺄 수 있다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에서 따온 이름이다. 대표 메뉴인 키토김밥에는 쌀밥이 한 톨도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보슬보슬하게 부친 달걀 지단으로 채웠다. 김밥 1줄당 달걀 3개 분량의 지단이 들어간다고. 나머지 김밥들도 밥이 김에 발라졌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밥량을 최소화하고 다른 속 재료들로 꽉 채웠다. 일반 김밥의 1.5배쯤 되는 굵기로 한 줄만 먹어도 푸짐하다. 키토김밥 5000원, 베이컨키토김밥 5500원, 크래미키토김밥 6000원, 보슬김밥 4500원, 스팸보슬김밥 5500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길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