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지난 9일 열린 인공지능진흥협회 콘퍼런스에서 욜란다 길(오른쪽) 협회장과 정현우 탐험대원이 대화하고 있다.

"2040년이면 인공지능(AI)이 과학 논문의 저자가 되리라고 예상합니다."

이달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공지능진흥협회(AAAI) 콘퍼런스에서 나온 예측이다. AAAI 협회장인 욜란다 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번 발표 때 "2030년에는 AI가 과학에 관한 글을 쓰게 될 것이고, 2035년엔 연구조교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며, 2040년 즈음이면 인간과 함께 과학 논문의 공동 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영학·산업공학을 복수전공하며 AI가 가져올 미래에 관심이 많은 나는 "AI가 논문을 쓴다는 것은 인간이 생각지 못한 가설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란 길 회장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AI가 스스로 '화두'를 생각해내는 수준까지 진화한다는 얘기 아닌가.

길 회장의 예측은 막연한 희망에 근거를 둔 것은 아니었다. 그는 AI가 이미 과학적 발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I는 최근 전 세계 암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그동안 인간이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알아채지 못한, 결장암(結腸癌)의 새로운 유형을 찾아냈습니다. AI가 많은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과학의 근본적 지식을 도출해내는 수준까지 발전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낍니다."

AAAI에선 스스로 질문하는 AI를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 US뱅크가 만든 AI는 몇 쪽짜리 자료를 보여주면 그 자료를 보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세종대왕 자료를 보여주면 '그와 비슷한 교육을 받은 사람은 또 누가 있는데?'라고 물어보는 식이었다. AI가 논술 문제 출제까지 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AAAI는 이번 콘퍼런스 때, 노벨상에 맞먹는 상금 100만달러를 주는 '인류의 편익을 위한 인공지능에 대한 AI상'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길 회장은 "AI와 인간이 힘을 모을 때 가장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