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넷플릭스가 만든 리얼리티 쇼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건 ‘지식 근로자를 위한 곤도 마리에’라고.

개인과 조직 생산성 전문가 데이비드 앨런이 2001년에 쓴 'Getting Things Done'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특히 글로벌 IT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07년 아이폰이 나온 후 전 세계가 초연결되는 시대가 되다 보니, 일하는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앨런은 2015년 개정 증보판을 펴냈다.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김영사)은 이를 번역한 책이다.

하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같다. 일의 경계가 점점 불명확해지고 시장과 고객은 예상보다 빨리 바뀌고 있지만, 지식 근로자가 평온함과 해방감, 통제력을 느끼면서 일하는 방법은 변함없다고.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네 사이클을 반복적으로 훈련해서 몸에 단단히 밴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첫째, '외부의 뇌'를 활용하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거리를 머리 밖으로 꺼내서 적어라. 머릿속에서만 떠도는 생각은 청소하지 않은 창고처럼 뇌 용량을 차지하고, 집중력을 몹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둘째, 적어둔 일을 보면서 "이 일에서 기대되는 결과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라. 원하는 결과를 명료하게 정의해야 실행 우선순위도 따라온다.

셋째, 다음 질문은 "다음 행동은 무엇인가?"이다. 2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면 내가 하고, 그렇지 않다면 위임하거나 연기한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계획 없이 끝나는 수많은 회의는 무의미하다.

넷째, 주기적으로 할 일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일주일 단위가 최적이다.

1년은 누구에게나 8760시간이고, 시간은 빌 게이츠도 유일하게 더 사지 못하는 상품이다. 2020년 남은 열 달을 위해서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성공의 비결은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는 비결은 복잡하고 압도적인 과제들을 관리 가능한 작은 과제들로 나누고 첫 번째 과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같이, 책상에 적어두기에 좋은 명언도 가득하다.